어젯 밤 늦은 시간, 지인의 소개를 받고 기아 쏘울을 찾아달라는 손님과 통화를 했었습니다.
상담을 해보니 이분 역시도 쉬울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손님이셨는데요. 등급이나 옵션도 상관이 없고, 색깔도 상관이 없으며, 내용만 좋다면 예산은 걱정하지 말라면서 저보고 알아서 괜찮은 쏘울을 알아 봐 달라는 주문을 주셨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쏘울들을 알아보니 저희 매장에 있는 쏘울들은 대략 20여대...
몽땅 알아보자니 도저히 답이 없는것 같아서, 중간 등급인 2U 중에서 내용 좋은 몇 대를 확인하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손님께서는 예산을 1천만원 미만으로 설정을 하고 계시더군요... ㅡㅋ
(참고로, 오늘 제가 알아봐 드렸던 쏘울 2U들은 신차가격 1800만원 정도의 최고급형과 COOL 등급들로 당연히 썬루프와 가죽시트까지 있었고, 단순교환도 전혀 없는 완전 무사고들인데다가 주행거리도 고작 2~3만키로대의 진주색들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 매장에는 1천만원 안쪽으로 살 수 있는 쏘울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만일 정말로 1천만원 안쪽으로 살수 있는 쏘울이라면, 처음 출시된 2008년에 나온 쏘울 중에서 등급은 가장 낮은 그냥 U등급이어야 하고, 거기에 주행거리가 많거나 또는 큰 사고까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아니면 많은 주행거리와 큰사고 두가지 모두 해당사항이 있거나...)
그랬더니 손님께서는 그럴바에는 차라리 새차를 사는게 낫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
중간에 소개를 시켜주신 분의 입장도 있었던 탓에, 손님이나 저나 서로가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은 말투로 계속 부드러운 상담을 이어갔습니다...ㅎㅎ
오랜 상담끝에 손님께서는 중고차 시장의 생리와 현실을 깨닫게 되셨는지, 이번에는 예산을 대폭 낮춰서 5백만원 안쪽(4백만원대)으로 살수 있는 아반떼XD를 알아 봐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지인의 칭찬이 워낙 자자해서 저를 믿겠다며, 역시나 등급과 옵션 그리고 주행거리나 사고유무등은 따지지 않을테니 제가 마음에 드는 아반떼XD가 있으면 바로 탁송으로 보내달라고 하시더군요...ㅎㅎ
매장에 아반떼XD들은 널려 있겠다, 2001~2002년식 정도의 초반에 나온 아반떼XD도 괜찮다고 하셨으니 예산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족한 편도 아니시겠다, 색깔이나 등급 그리고 주행거리나 사고유무등은 안따지신다고 하니 선택의 폭도 넓으니 이번 전투에서의 승리는 저의 승리라 해도 결코 과한 표현은 아닐껍니다.
거기에 저는 칼자루마저 쥐고 있으니 말이죠... ^^*
매장에 아반떼XD가 너무 많아서 마땅한 놈들을 고르기가 힘이 들긴 했지만 나름대로 괜찮다는 판단이 드는 아반떼XD 디럭스 등급 두 대를 확보 해 놓았습니다.
2002년식에 주행거리는 12만키로지만 타이밍밸트를 비롯한 기본적인 정비가 되어 있는 완전 무사고차량 하나와, 뒷쪽의 가벼운 3박자 사고가 있기는 하지만 2003년식에 주행거리가 고작 5만키로 밖에 주행을 하지않은, 내용 좋은 두대를 준비 해 놓고 손님께 연락을 시도 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로부터 손님과는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것입니다... ㅡㅋ
그리고 좀전에 손님으로부터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 좀 해봐야 겠네요..." 라는 짧은 문자가 한통 왔더군요...
만일 통화라도 했더라면 마음에 든다 안든다, 싸다 비싸다에 관한 내용이라도 있었을테지만 전혀 통화는 하질 못했었으니 제가 준비해놓았던 아반떼XD들에 대한 불만은 아니셨을 테고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아마도, 연식 짧은 쏘울을 생각하셨던 분이신데 갑자기 10년이 다된 오래된 아반떼XD를 구입한다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우셨나 봅니다....^^*
그래도 글을 쓰고있는 지금 제가 감사히 여기는 것은 손님께서 늦게라도 문자를 주셨다는 것과 비록 성사는 안되었지만 소개를 시켜주신 지인께서 저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시며 저를 강하게 추천 해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다는 것입니다...ㅎㅎ
소개를 시켜주신 지인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요. 저는 맡은 바 임무에만 충실할 뿐, 손님과 저와의 최종적인 인연은 하늘에서 연결시켜 주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일기는 여기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