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2일 목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아침 출근길, 어제 다른 매장에서 중고차를 구입하셨다는 분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어제 이미 중고차의 구입을 완료 하셨는데도 굳이 저에게 전화를 주셨던 이유는, 구입했던 중고차의 환불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셨는데요. 사실 저는 지금까지 환불과 관련이 되어본 적이 거의 없기에 경험을 토대로한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만, 일단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만 간략하게 답변을 드렸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저도 예전에 환불을 요청하셨던 분이 계시긴 계셨었네요. 카랜스를 구입하셨던 분께서 명의이전도 끝나고 대략 일주일 정도가 지난 후에 연락을 주셔서는, 자신의 오피스텔 타워주차장에 안들어 간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청하셨던 적이 있기는 있었더군요... ㅡㅋ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중고차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환불이 쉽지가 않습니다.
만일 사고차를 무사고차로 속아서 구입을 했거나 침수나 주행거리가 조작 된 중고차를 구입하시는 경우 처럼 심각한 속임이 있었던 것이 아닌 이상, 구입한 중고차의 고장등에 관한 이유로는 거의 환불이 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이유는, 중고차의 경우 엔진과 밋션등 구동과 관련있는 일부 부품들의 고장은 어차피 중고차의 성능점검에 의해 법적으로 1개월 또는 2,000km의 보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중고차의 보증이 되지 않는 소모품이나 일반부품등의 고장은 판매를 한 딜러가 도의상 수리를 해주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지만 역시 그 이유로는 환불을 논하긴 어렵습니다.
오늘 환불에 관한 문의를 주셨던 분의 사연은, 일단 팔고 보자는 장삿속의 마인드를 가진 중고차 딜러가 괘씸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제 계약을 하면서 계기판에 ABS 경고등이 들어 와 있길래 딜러에게 물어보니, 경고등을 없애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가볍게 말을 했다 합니다. 그래서 믿고 구입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 카센터에 가 보니 ABS가 고장난 것이라며 수리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는군요...
딜러가 경고등을 없애는 것이 간단하다고 했던 것은 아마도 계기판의 ABS 경고등 전구를 빼버리면 된다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생각하기에도 분명 일단 팔고 보자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 아니었나 싶고요...
뒤늦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신 손님께서는 딜러에게 전화를 했고, 딜러는 수리를 해 주겠노라고는 했지만 손님께서는 속이 상한 나머지 결국 환불을 요구하시기로 했던 모양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래도 수리를 해 주겠다는 것을 보면 그나마 아주 못된 딜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어쨋거나 일단 계약이 종료되었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하는 딜러들도 적지 않거든요...
만일 판매를 했던 중고차 딜러가 나 몰라라 했다 하더라도 환불이 쉽지가 않을텐데요. 어쨋거나 수리를 해 주겠다고 했다면 여기서 부터는 어쩌면 소비자의 단순변심으로 봐야 하기에 환불이 쉽지 않음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수리를 해 준다면 가급적이면 그냥 타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전화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불에 대한 의지가 강하셨던 모양인지,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좋은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서 일부러 300만원이나 더 주고 구입을 했던 것인데 ABS가 고장난 것을 알면서도 팔은 딜러의 심뽀가 하도 괘씸해서 도저히 타고싶은 마음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강하게 환불을 요구하자 딜러는 환불을 해 주긴 하되, 생각보다 많은 위약금을 달라고 하더라는군요...
중고차의 구입에 있어서 단순변심의 경우, 환불 자체가 어렵기는 하지만 만일 환불을 해 주게 된다면 위약금이 발생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만일 차량의 소유권이전이 완료되었다면, 이미 납부하게 된 명의이전 비용은 당연히 없어지게 될테고요. 거기에 추가로, 다시 매매상사로의 이전(상매)비용이나 기타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부대비용들이 신규로 발생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차종이나 차량가액과 관련하여 딜러와의 협의를 통해 대략 10%~20% 정도의 위약금이 발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딜러의 말에 어폐가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손님께서 차량을 계약하신 시간은 어제 오후 4시가 넘어서였고, 문제점을 발견하여 딜러와 통화를 했던 것이 오늘 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요. 벌써 이전이 끝났을지도 모른다면서 많은 위약금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계산상으로 벌써 이전이 끝날 수가 전혀 없는데도 말이죠...
바로 손님께서 구입하셨다는 차량의 번호를 받아서 원부를 조회 해 봤더니, 최종 등록일이 2010년 8월로 되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만일 이전이 완료 되었다면 최종 등록일이 어제 날짜나 오늘 날짜로 되어 있어야 할텐데, 캬~ 그러고 보니 매입한지 딱 9개월(잘하면 돌잔치 할뻔...)만에 파는 놈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딜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팔고 싶었을테고 그래서 아마도 ABS를 가벼이 말하며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었을껍니다.
그렇다면 진작에 ABS를 수리를 해 놓았더라면 애초부터 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네요...
원부를 조회 해 드리는 과정에서 오늘 저는 얼떨결에 <중고차 딜러 오부장>이 아닌, <김형사>가 되었습니다...^^*
사실 얼굴도 모르는 다른 딜러의 일에 제가 괜히 꼬춧가루를 뿌리는 것 같아서 혹시 어떻게 알았냐고 그 딜러가 물어보면 그냥 구청에 직접 확인을 하신 내용이라고 말을 하라는 부탁을 드렸었는데요. 손님께서 뜬금없이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사님" 하시더군요... 킁...
알고 보니, 손님께서는 딜러와 마주 앉아서 저에게 전화를 주셨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그리 당부를 드렸던 것이었고요... ㅡㅋ
중고차를 일단 팔고 보자는 욕심으로 처음부터 다분히 의도적인 악의를 갖고 있었던 딜러라면 분명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만일 수리를 못해주겠다고 했더라면 같은 딜러인 저도 그 딜러를 비난 했었을 테고요...
그나마도 수리를 해 주겠다는 말을 했다니 적어도 나쁜 딜러는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타시라는 말씀을 드렸던 것인데요. 차라리 환불이 안된다고 했거나 아니면 솔직하게 전후의 사정을 말하고 적절한 위약금을 받았더라면 좋았을것을, 대략 10% 정도의 위약금을 생각하고 계시는 손님께 이미 이전이 끝났을지도 모른다면서 많은 위약금을 요구했다는 것은 분명 잘못 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어쨋거나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마무리를 지으려는 딜러의 모습을 보니 원부까지 조회를 해 드렸던 것에는 후회가 없고요. 앞으로 <중고차 딜러 김형사>라는 명함도 한 장 따로 파 놔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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