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6일 토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남희부장입니다... 꾸뻑 ^^*

짙은 안개가 종일 함께 했던 11월의 첫 주말인 오늘은 특별한 일 없이 다소 한가한 주말을 보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일 무료하기만 했던 하루를 보낸것은 아니었고요. 단지 몸뚱이만 한가 했을 뿐, 오늘은 평소에 비해 중고차의 시세와 매매 그리고 자동차와 관련 된 기타 상담전화들이 유난히 많았었기에 어쩌면 입과 귀가 느끼기에는 다소 불공평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ㅎㅎ

그 중에서 오늘은 구형 SM520을 찾으셨던 세 분의 손님과 관련 된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평소 중고차를 알아 보시려는 분들의 전화는 적잖게 오는 편이지만, 오늘은 공교롭게도 세 분의 문의 내용이 똑 같았는데요. 혹시 같은 직장 또는 같은 식구들이 한 대의 구형 SM520을 구하기 위해서 저에게 따로 따로 전화를 주신것 처럼, 연식이나 색깔 그리고 옵션등의 내용은 상관이 없고 가격만 딱 3백만원 안쪽이면 된다고 하시더군요...ㅎㅎ

만일 어디 사시는 분들이신지를 여쭤보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오해를 할 만한 상황이었는데요. 한 분은 예전에 저에게 중고차를 구입 해 가셨던 강북구 번동에 사는 분의 직원이, 다른 한분은 멀리 전남 순천에서 그리고 마지막 한 분은 어디에 사시는 분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시는 분의 소개로 연락을 주셨던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차량을 찾아 보는것은 딱 한 번이면 족했고, 알아 본 내용을 답변 드리는 것 역시 한 번의 생방송과 두 번의 재방송이면 되었었으니, 각기 다른 차량을 찾는 세 분을 상대 하는 것에 비하면 참 수월했던 것 같네요... ^^*

세 분들에게 똑같이 말씀을 드렸던 내용의 결론은 딱 3백만원 안쪽의 예산은 다소 무리라는 것...

구형 SM520은 1998년도에 처음 출시가 되었는데요. 워낙 내구성이 좋고 디자인이 잘 안바뀌다 보니, 같은 연도에 나온 소나타3와 레간자에 비해서는 꽤 비싼편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면 오히려 1999년식의 EF소나타나 2000년식의 레간자보다 더 비쌀 정도이니 대충 상상이 가시죠? ㅎㅎ

물론 인터넷의 광고를 보시면 3백만원을 넘지 않는 구형 SM520도 흔할껍니다. 하지만 광고상의 내용이 좋다면 실매물은 절대로 아닐 것이고, 실제로 3백만원 안쪽으로도 구할 수 있기는 하지만 주행거리가 20만키로는 분명히 넘어야 하고 사고도 있어야 하는 등의 내용 면에서는 분명 마음에 들지 않을껍니다.

오늘 알아 본 구형 SM520의 내용들을 말씀 드렸더니, 세 분은 서로 다른 분들이고 저를 알게 되신 루트도 서로 다르실텐데도 불구하고 세 분의 반응들은 모두 똑같았습니다.

무사고 차량 : 주행거리가 너무 많은데요?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 : 사고의 내용이 조금 마음에 안드는데요?

사실 손님들도 스스로가 적은 예산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예상을 하셨을테고, 저 역시 손님들께 미리 똘똘한 놈들은 기대하지 마시라고 미리 말씀을 드렸었지만, 막상 손님들의 예산에 맞는 놈들을 찾아서 안내를 해 드리다 보니 제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민망하긴 하더군요... ^^*

오늘은 특별한 일도 없었고, 하늘도 종일 우중충 해서 일찍 퇴근준비를 하고 분당으로 향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사시는 이모부님의 칠순잔치가 분당 야탑에 있는 어느 부페에서 있었기 때문인데요. 어머님과 아버님께서는 낮에 미리 가 계셨고, 오랫만에 외가쪽 친척 어르신들도 모두 모이셨을테니 오랫만에 어른들께 인사도 드리고 부모님도 뫼시고 와야 했기에 겸사 겸사 퇴근길에 들리게 된 것입니다.

일전에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저희 외가쪽 그러니까 어머님의 형제들은 모두 10남매 입니다. 저희 아버님 쪽도 7남매로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어머님의 형제분들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미는 편이죠... ㅡㅋ

어린 시절에는 큰외삼촌에서부터 이모님들과 막내외삼촌까지의 서열을 모두 알고 있었는데 요즘 외가쪽과의 왕래가 뜸 해서인지 중간에 낑겨있는 외삼촌들과 이모님들의 순서가 많이 햇깔리더군요. 오랫만에 보게 된, 제 나이 보다 위 아래의 친척형제들 역시도 얼굴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변한 것 같고요...

어렸을 땐 예쁘기만 했던 누나들은 한결같이 뚱땡이 아줌마가 되어 있고, 콧물 질질 흘리던 친척 동생들은 어느새 덩치가 산만한 조카놈들을 데리고 왔으니, 밖에서 만나면 "뉘신지요?" 하고 실수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오늘 오랫만에 만난 외갓쪽 어르신들과 예전엔 친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낯설기만 한 친척 형제들을 보니 문득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라는 옛 속담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자주 얼굴을 보는게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요. 분명 피가 섞인 형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바쁘다는 핑개로 얼굴마저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흥에 겨워야 할 잔치 속에서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지네요...